S&P 500이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비슷한 반응이 반복됩니다. "지금 사면 꼭지 잡는 거 아냐?"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. 전고점이라는 단어 자체가 심리적으로 묘한 압박감을 만듭니다. 이미 많이 올랐으니 곧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죠.
그런데 그 느낌이 실제 수익률 데이터와 얼마나 다른지 직접 확인해본 뒤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. 이번 글은 그 변화의 기록입니다.
전고점 투자가 오히려 더 나은 이유
직관적으로는 고점 매수가 손해처럼 느껴집니다. 하지만 JP모건 분석 기준으로, 1950년 이후 S&P 500이 전고점을 돌파한 날에 투자했을 때 1년 평균 수익률은 약 9.4%였습니다. 반면 임의의 날짜에 투자했을 때 1년 수익률은 약 9.1%였습니다. 차이가 작아 보여도 방향이 중요합니다. 전고점이 더 낮은 게 아니라 더 높다는 점이요.
이유가 있습니다. 시장이 전고점을 돌파했다는 건 단순히 "비싸졌다"는 뜻이 아닙니다. 기업 실적이 받쳐주고, 경제 전반이 확장 국면에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.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최고점 돌파 이후 약 25% 구간에서는 추가 하락 없이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. 전고점 돌파는 종종 상승 추세의 시작점입니다.
하락을 기다리는 전략이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이유
하락장을 기다려서 저점에 사겠다는 생각은 얼핏 합리적으로 보입니다. 하지만 이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두 가지를 동시에 맞춰야 합니다. 언제 바닥인지, 그리고 다시 올라갈 타이밍까지. 그걸 둘 다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.
더 현실적인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. 시장 역사상 수익률 상위 며칠을 놓치는 것만으로 20년 장기 수익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. 20년 내내 투자를 유지하면 약 6배 이상 성장 가능하다는 시뮬레이션이 있는데, 상승률 상위 10일만 놓쳐도 수익률이 크게 꺾이고, 상위 40일을 놓치면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.
그 결정적인 상승일이 언제 오느냐 하면 - 금융위기 직후, 코로나 폭락장 직후처럼 가장 무섭고 떠나고 싶은 시기입니다. 최악의 날과 최고의 날이 서로 붙어 있습니다. 변동성이 가장 큰 시기에 이 전환점을 예측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.
이 표를 처음 봤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하루 투자의 손실 확률이 50%라는 게 아니라, 20년이면 사실상 손실 위험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. 타이밍 문제가 아니라 시간 문제입니다.
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- 실전 전략
전고점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해도, 막상 "그럼 어떻게?"라는 질문이 남습니다. 제가 선택한 방법은 정기 적립식(DCA)입니다. 월급날이 되면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일정 금액을 기계적으로 매수합니다. 뉴스 확인 안 합니다. 전고점인지 저점인지 따지지 않습니다.
현실적으로 많은 매수 시점이 단기 고점일 수 있습니다. 그래도 괜찮습니다.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했던 시장이 더 중요합니다. 개별 종목보다 시장 지수 ETF를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.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주식의 약 40%가 70% 이상 하락 후 회복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. 반면 시장 전체를 담은 ETF는 그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분산시켜 줍니다.
선택지는 명확합니다. S&P 500 추종 ETF(VOO, SPY, IVV 등)나 나스닥 100 추종 ETF(QQQ, QQQM)를 월급날 기계적으로 매수하는 것. 화려하지 않지만, 통계적으로 오래 버틴 전략입니다.
함께 읽으면 좋은 글
